나는 내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지혜를 다 짜낼 뿐만 아니라, 빌려 올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한다.우드로 윌슨 Thomas Woodrow Wilson <미국 대통령>

구약 성경을 보면 왕에게 술시중하는 관원장의 직책을 갖고 있던 느헤미야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고향인 예루살렘에 있던 성전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한다. 안타까운 상황을 생각하며 밤마다 눈물 흘리며 기도하던 그는 결심했다. ‘내가 비록 왕의 술을 따르는 관원장이지만 내일은 왕과 담판을 지어야겠다.’ 그는 다음날 아침 작심하고 왕 앞에 근심을 띤 얼굴로 나갔다. 술 따르는 관원장의 업무 매뉴얼에 따라 절대 왕 앞에서 웃는 얼굴 외의 표정을 지을 수 없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비장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제 왕의 선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그 관원장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마음으로 그가 근심의 얼굴을 띤 이유를 들어 보는 것이다. 왕은 두 번째를 선택했다. 결국 술 따르는 관원장 느헤미야는 아닥사스다 왕의 도움으로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느헤미야는 자기가 처한 상황과 간절한 바램을 기초로 전략적인 사고를 했다. 그는 주도적이었고 전략적이었다. 아닥사스다 왕이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라고 물었을 때, 그는 ‘생각할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전 건축 프로젝트를 그 자리에서 즉시 거침없이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던 것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한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는 다소 가벼운 선택부터 ‘나의 평생에 무엇을 어떻게 할까’ 하는 무겁고 중요한 선택도 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선택은 일의 성과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실히 알고 있다. 잘못된 방향을 선택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방향의 선택이 확실하다면 다소 노력을 덜 하거나 능력이 부족해도 훨씬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과녁을 벗어난 화살이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갈수록 과녁으로부터 더 빨리 더 멀리 멀어져 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전략적인 사고를 훈련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전략적 사고를 생각케 하는 이솝 우화도 있다. 숫사자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암사자를 사랑해야 당연한 이 숫사자는 당황스럽게도 길을 지나가던 한 인간 아가씨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몰래 그 아가씨의 뒤를 따라간다. 그녀가 근처 마을에 사는 농부의 딸임을 알아내고는 농부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사자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농부에게 사자는 ‘따님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겁에 질려 있던 농부는 딸과 잠시 상의한 후 대답했다. ‘사실 우리 딸도 사자님의 늠름한 모습에 은근히 마음이 끌리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혹시 사자님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되어 선뜻 결정을 못하겠답니다’ 이 말은 들은 사자는 무엇이 문제냐고 하면서 자신의 이빨과 발톱을 뽑아내었다. 농부는 결혼을 허락하기는 커녕 발톱과 이빨이 빠진 사자를 몽둥이로 패서 쫒아내버렸다. 사자보다 사람이 전략적 사고를 한 것이다. 농부는 사자에게 이빨을 뽑으면 결혼을 허락하겠고, 아니면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농부는 ‘이빨을 뽑으면 내쫒아야지. 하지만 이빨을 뽑기를 거부하고 계속 청혼하면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결혼을 시킬 수밖에 없겠군. 온 가족이 다 몰살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할 일 많은 이 세상에서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살아간다.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말 것이다. 세상은 결코 만만하게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대로만 살 수는 더욱이 없다. 영향을 받는 삶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전략적 사고는 필수적이다.